안녕. 티스토리 오랜만이다. 챌린지 한다길래 들어와봄.
나는 여전히 이전과 같은 곳에서 공부하고 있다. 티스토리에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토론토 글이길래 덧붙이자면, 그곳에서 돌아온지도 벌써 3개월. 전생 같아. 떠날 때는 와 드디어 한국 가네 ㅋㅋ 돈 쓰고 펑펑 놀고 좋았지만 그래도 한국이다 ㅋㅋ 라는 생각을 하며 가볍게 돌아왔지만 여기 이 책상에 앉아 있을 때면 문득 문득 계속 생각난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퀸즈 파크를 뛰거나 구글맵으로 TTC 시간표를 살피던 시간들. 공립 도서관을 구석구석 살피고 오늘은 어떤 카페에 갈지 고민하는 시간들. 괜히 마음 싱숭생숭할까봐 심심풀이로라도 검색창에 절대 토론토 여행 같은 것들을 입력하지 않는다.
돌아온 8월은 사실상 복귀를 연습하는 시간이었고, 본격적인 공부는 9월부터. 그 사이에 신입실원들이 많이 들어왔다. 정말 운이 좋게도, 나와 잘 맞거나 혹은 나를 좋게 봐주는 사람들을 새로 만났다. 고마워라. 예전에는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할 때 "어떤 사람과 무엇을 하다니 정말 행운이야"라든가 "누군가와 이런 과정/결과가 있다니 정말 기분이 좋아"라고 생각했었지만, 요즘에는 그런 것보다는 그냥 만남 자체의 의미가 가장 크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소중한 인연은 어떠해서 어떠한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존재한다. 그 결과가 무엇이든.
알고 지내던 사람과 마음이 멀어지는 순간도 종종 있었다. 이런 거 피곤해서 고시하겠다고 생각한 것도 있었는데, 고시하면서도 여전하네. 몇 년 전 나는 누군가에게 "바보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마"라며 맹목적인 비난의 말을 내뱉었으나 사실 그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은 나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화를 낼 때 하는 말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어쩌면...?
오늘 점심은 티라미수. 저녁은 좋아하는 가게의 참치 김밥. 중간에 캡슐 커피를 한 잔 내려마셨고, H오빠가 준 버터케이크 과자와 T언니가 준 호두를 먹었다. 생협에서 자그마한 귤 8-9개를 2500원에 살 수 있어서 요즘은 맨날 귤도 까먹는 중. 액상과당 줄이겠다고 요란피울 때는 그렇게 안 줄여지더니 내 요란함에 지치니까 뭐 먹을지 난리 피울 기운이 없어서 자동으로 줄여짐. 굿.
오늘 공부는 이것저것 했다. 내일 있을 VCCR 조약을 내내 암기하는 중. 경제학 강의를 짧게 듣고 거시경제학의 투자 이론 관련된 문제를 좀 풀었다. 국제법 스터디가 있어서 해양법과 승계 관련된 기출 문제를 풀었고 해양법이 너무 어려워서 해양법 분쟁 관련된 부분을 교과서에서 찾아 읽었다. 국제정치학 공부를 안 했구나. 내일은 해야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오랜만에 S와 카톡했다. 날씨가 좋다고 카톡 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S 덕분에 좋았다. 요즘 Y와 유난히 가까워졌다. 만날 때마다 수다 떨고 밥 먹고 톡하고 그러고 있다. 사이 좋을 때 마음껏 좋아야지. 한때 친구와의 거리감 조절이 너무 힘들어서 머리를 쥐어뜯은 적도 있었는데 어쩌면 나 많이 나아졌다는 방증일지도 몰라. 제발요. ㅋㅋ. J와 만날 약속을 잡고 있는데 둘 다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여의치가 않다. 마침 어제 H 언니와도 연락했다. 슬퍼하지 말라고 한다. ㅇㅋ.
오늘의 화두는 도지코인이었다. 무지 많이 올랐더라. 고점에 100만원 넣고 1n만원까지 가서 ㅋㅋ 몰라 걍 없는 돈 치자~ 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원상복귀가 되었다. 물론 안 팔았으니 언제 다시 반의 반토막 날지 모르는 일이지만. 겸사겸사 아빠랑도 통화했다. 나한테 그 코인 맘대로 하래. 웃겨. 지방에서 올라오는 길에 전화한 거라고 했다. 이래저래 마음이 안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릴 때는 정말 이해 안 가는 거 투성이었는데 이 나이 되니까 그런 생각도 안 들고 그냥 눈가가 뜨거워지는 구석이 있다. 이래서 가족인가...
아! 아침에 수영 다녀왔다. 아침 수영 깔끔하게 돌고 나니 기분 좋아졌어~
사실 일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밤까지 내내 기분 정말 엉망진창이었거든. 평소보다 일찍 돌아가면서, 에휴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평소에 같이 가는 사람들에게 먼저 간다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또 W오빠가 예의 그 착한 표정으로 어디 아파? 괜찮아? 이러더라. 잠깐만 기다려봐~ 하더니 빼빼로도 챙겨주었다. 진짜 너무 착하고 고마운데 그때는 정신이 반쯤 왔다갔다 하는 상태라 제대로 고맙다는 말도 못한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나 빨리 가서 울고 자고 싶은데 왜 붙잡지 이런 생각도 했다. 지금 보니 걍 미친년인가 ㅋㅋㅋ 기숙사에 어떻게 갔는지 생각도 안 나는 상태로 돌아갔더니 T언니가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T언니도 날이 날인지라 이미 한 판 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였다. 근데 그 상황이 너무 웃겼다. 덕분에 우리 둘 다 깔깔 웃었다. 해학적이야. 위로한답시고 "좋은 날도 있는 거고, 아닌 날도 있는 거지~ 그럴 수도 있어"라는 말을 건넸다. 나를 위해서는 내뱉을 생각도 해본적 없는 말인데 언니를 생각하니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렇게 내 입으로 그런 말을 하고 나니 꼭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 같았다. 가끔은 나를 남처럼 여길 필요가 있다.
내일은 학교 근처에서 엄마를 만난다. 나이를 존나 처먹어서 그런지 이제 밖에서 엄마 만날 때마다 아무 것도 한 게 없는데 미안하고 고맙다. 만나면 밥은 내가 사야지. 맛있는 걸로. 내일 도지코인 650 돌파 기원! 썅 지금 500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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