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캐나다에서 보내는 마지막 주말. 느지막히 일어났다. 외출하려면 씻긴 해야 하는데 어제 자기 전에 씻어서 귀찮고... 명분 만들 겸 아주 조금 뛰어 주었다. 진짜 조금. 진짜 "아 씻긴 해야겠네" 생각이 들 만큼만.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도착. 이것저것 할 게 있어서 갔다. 여전히 근사한 건물. 근데 주말은 주중보다 분위기가 별로더라.
발작 커피 방문. 커피 시킬까 하다가 블루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다. 저번에 나이아가라 폴 여행에서 만났던 분이 "전 발작 가면 맨날 스파클링 레모네이드 먹어요 진짜 맛있어요"라고 하셔서 궁금했거든. 후기: 개별로임...
진짜 인간이 내리는 순간의 선택이 얼마나 멍청한지? ① 난 원래 탄산 음료 안 좋아하고 ② 레모네이드 안 좋아하고 ③ 발작커피는 다른 음료보다 커피가 제일 맛있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고 ④ 어젯밤에 단 음료 안 먹겠다고 결심했으며 ⑤ 도서관 추우니까 따뜻한 음료 시켜야지 생각했는데, 근데 기어코 블루 레모네이드를 먹어서 실망함. ㅋㅋ 아 어쩔 수 없이 커피 먹으러 한 번 또 가야할 듯? ㅎㅎ
도서관 굿즈 사려고 기다리면서 찰칵. 공공'도서관'이기는 하지만 '공공'의 메시지를 무척 잘 실현하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치만... 이 사람들도 고민이 많을 듯. 왜냐하면 도서관에 홈리스가 너무 많아. 넓고 시원하고 본인한테 아무도 신경 안 쓰면서 물 마실 수 있고 화장실 쓸 수 있고 잘 수 있고 하니까(심지어 양말도 무료제공ㅋㅋ) 그냥 다들 들어와 계심. 어느 정도냐면, 가만히 문제 풀고 있다가 냄새가 나서 으엑 하고 뒤돌아보면 홈리스가 지나가는 중일 정도. 오늘은 데스크에서 직원한테 "당장 매니저 나오라고 해" 시전하는 홈리스도 보았다 ㅋㅋ(진짜 한국 자조할 것도 없다) 내쫓을 수도 없고, 출입 금지할 수도 없고. 맨 처음 토론토 왔을 때는 공공기관은 물론 길거리에 있는 작은 매장에도 가드가 제복 입고 한 명씩 서 있어서 엥? 굳이 왜? 싶었는데 이제는 그게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느껴진다.
점심은 칙필레. 얘네 창립자가 크리스천이라 일요일에 전 지점이 쉬어서 갈 수 있는 남은 날이 오늘밖에 없었다.
스파이시 치킨버거와 피치 쉐이크. 치킨은 진짜 맛있는데 채소가 너무 아쉽다. 얇은 양상추 하나가 전부라니. 피치 쉐이크는 맛있었다. 근데 너무 달아. 진짜 북미 사람들 중에 혈관 막혀서 죽는 사람들 많을 것 같다.
대형 LCBO 발견. 입장.
소비 좀 해주었다 ㅋㅋ 뭘 샀는지는 추후에 공개하든가 말든가 할게.
음~ 돈 쓰고 나오니까 기분 째지는 거 알지.
이번에는 약 사러. 정말 영양제니 상비약이니 잘 되어 있다. 짱.
습관적으로 메트로 갔다가 트와이닝 보고 확 꽂혀서 잔뜩 샀다. 우리나라에서는 직구로만 구할 수 있는 허브티 종류도 잔뜩 있어서 스윽. 안 먹어본 차 방금 하나 뜯어서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수일 내로 또 사러 갈까 싶다.
돌아와서 이제 슬슬 짐쌀 준비하다가 다시 뛰러 나옴. 아니 이렇게 뛸게 아니라 그냥 피치 쉐이크랑 초콜릿 과자를 안 먹었으면 되는 일 아닐까? 왜 먹고 후회하고 뛰는 거지?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당연하다 돈 쓰고 맛있는 거 먹고 공부 안 하고 놀았으니까 ㅋㅋ) ㅎㅎ 내일도 펑펑 놀아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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