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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2024 Toronto

D+8 | Distillery district, Hockey Hall of Fame, Union station etc

by 뱅... 2024. 7. 4.

안녕. 캐나다 입국 이래 가장 덥고 습한 하루였다. 사실 아침에 급하게 나가느라 노트북 가디건 태블릿 다 두고 나갔는데 오히려 잘 된 선택이었다. 가방까지 무거웠으면 길바닥에 쓰러져서 뉴스 나갔을 것 같은 날씨였다. 한국인 대학생, 토론토 거리에서 쓰러진 채 발견... 오늘의 어학원도 좋았다. 어학원 출석률이 그렇게 안 좋다더니 오늘 또 누가 안 와서 6명이서 수업했다. 원래 있던 한국인 친구는 이번 주 내내 안 나오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의도치 않게 소규모로 수업이 잘 되고 있다. 그나저나 이 선생님 약간 일본 문화에 과하게 심취해 있는 것이 분명하다. 폴란드인 친구가 'carry on'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까 "It means 간밧떼!!!!" 이래서 일본인 친구도 엥하고 나도 엥하고 폴란드인 친구도 엥했다. ㅋㅋㅋㅋㅋ 뭐 웃겼당 그래도 좋으신 분 같다~

 

베이글 먹으러 또 걸어서 토론토 속으로 찍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어떤 회사 푸드코트에 들어오게 되었다. 약간 여의도 느낌 ㅎㅎ 목적지였던 베이글 가게 말고도 맛있어보이는 가게 많아서 둘러보았으나 물가도 여의도 같아서 아주 심란했다.

 

베이글 가게! 일단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Gourmet 코너에 있는 빵을 시켜도 괜찮았을 뻔했다.

 

맛있었다! 근데 채소가 좀 박하게 들어있었다. 그리고 빵이 예상보다 평범. 여태까지 토론토에서 베이글 두 번 먹었는데 어째 우리나라 베이글이 더 맛있는 것 같다. 연희동 에브리띵, 이대 마더린러, 영등포 코끼리베이글이 낫다. 하지만 맛있는 베이글을 찾을 때까지 계속 베이글을 먹을 것이다... 그렇게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비장하다.

 

우리나라에는 일정 규모 이상인 건물은 건물 앞에 조형물을 세워야 한다는 법이 있는데, 캐나다도 그런 것일까? 큰 건물 앞에 다들 희한한 조형물이 하나씩 있어서 재밌었다. 특히 저 왼쪽 조형물은 사진으로는 안 보이지만 뭔가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그런 조형물이다. TMI지만 EY 캐나다지부 건물인 듯. 새삼 세계 톱 기업임을 실감합니다. 한영 들어가는 애들 대단하당

 

여기는 팀 홀튼 하키 명예의 전당 스페셜 지점. 하키의 나라답게 가게 앞에 이런 유니폼이나 소품도 전시되어 있고 작은 장식 같은 것들도 하키 관련 제품으로 꾸며져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나름 Special Edition이라 그런지 매장도 아주 깨끗하고 좋았음.

 

아이스 더블더블과 팀빗. 저 팀빗은 찌그러진 건지 하트 모양을 의도한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만 아무튼 맛있었다. 더블더블은 주문이 어렵더라. 일단 모바일 어플로는 핫 더블더블만 있고 아이스 더블더블은 없어서 아이스로 먹고 싶으면 매장에서 주문해야 한다. 근데 또 핫 더블더블과는 다르게 Brewed coffee가 아니라 Iced coffee 코너라서 가격이 다른 듯? 아닌가? 또 sugar 2번이 정석인지 cane syrup 2번이 정석인지 모르겠다. 일단 나는 cane syrup 2번이 더 맛있긴 했음. 아무튼 아이스 더블더블은 뭔가 복잡해서 여태까지 몇 번 주문했는데 주문할 때마다 가격이 다르다... 그렇지만 맛있고 저렴하니 계속 먹게 된다~

 

하키 명예의 전당이라 이런저런 굿즈도 많았다. 하지만 하키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어떤 경기인지도 모르는 바, 그냥 나옴.

 

분수 맨 위에 개껌임 ㅋㅋㅋ 귀여워

Berczy Park에 있는 유명한 분수 도착. 강아지 조형물이 아주 귀엽다. 저 분수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산책 나온 강아지도 진짜 많았다.

 

모처럼 망원렌즈 들고 다닌 보람이 있네요. 드디어 한 프레임 안에 집어넣은 Gooderham building. 광화문이나 시청 쪽 지나갈 때도 빌딩 사이에 한옥 있는 것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도 이렇게 찍으니 아주 마음에 든다.

 

그나저나 캐나다에서는 전봇대 줄에 대한 어떤 시정 요구가 없는 것일까? 깨끗하고 예쁜 도시지만 전봇대 줄+TTC 줄 때문에 미관이 꽤 아쉬워진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은데, 오늘 사진을 찍으면서 특히 느꼈다. TTC가 굉장히 호평을 받는 교통수단이라(왜일까? 내가 걷는 속도보다 살짝 빠른 수준이라 그다지 편리하지 않은 것 같다) 어쩔 수 없을 수도.

 

지나다가 본 Metro. 식료품점을 만났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근데,

 

내가 여태까지 본 식료품점 중 규모 최고. 미쳤다. 집 근처였으면 맨날 갔을 텐데. 특히 빵 코너가 정말 컸다. 진짜 궁금하다. 캐나다는 베이커리류가 수요가 많고 공급이 잘 되며 좋은 재료가 많나요? 땅이 넓고 초원이 푸르른 이미지 치고는 낙농업이 막 발달한 나라는 아니라고 알고 있었는데 뭔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지나가는 길에 잠깐 다시 방문한 세인트 로렌스 마켓. 여전히 정신이 없었다. 피쉬앤칩스를 먹고 싶었는데 진짜 그만 먹어야 할 것 같아서 ㅋㅋ 참았다.

 

Ditillery district. 예전에 양조장이었던 곳을 꾸며서 작은 쇼핑마을처럼 만든 곳이다. 다녀온 사람들은 성수동 같은 느낌이라고 하더라. 카페, 편집샵, 갤러리, 이런 것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였음. 토론토 관광지하면 모두가 손에 꼽는 꽤나 핫플.

 

탈주 포스터 발견. 우리나라는 이미 개봉한 것으로 아는데 여기는 7월 5일 개봉이구나. 난 남자 두 명(또는 여자 두 명)이 주연인, 퀴어가 주요 소재가 아닌 영화에서 퀴어 요소를 골라내 바이럴하는 것을 싫어하는 편*인데 지금 탈주가 딱 그런 케이스인 것 같아서 사실 보고 싶은 마음이 좀 떨어졌다. 그래도 다음 주에 볼 것 같긴 하네...

 

*이유: 차라리 캐롤/타여초/콜바넴처럼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메인이던가, 아니면 불한당처럼 못을 박진 않더라도 사실상 다름없는 영화여야 잘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지, 퀴어를 다루지는 않으면서 애매하게 느낌만 내고 배우/캐릭터의 관계성으로 영화의 흥행을 이끌려는 듯한 홍보 방식은 그냥 여성향 영화 만들어서, 관계성 파는 매니아층 대상으로, 어떻게든 손익분기만 넘기려는, 작품성 미흡한 상업 영화의 이미지를 지울 수 없다. 수단 삼는 느낌까지 들어서 어쩔 땐 괘씸하기도 함.

 

샘플 몇 개 써보고 꽤 마음에 들었던 The ordinary.

 

분위기는 넓은 논픽션, 그랑핸드 그런 느낌, 근데 이제 기초케어 위주 제품을 파는. 립밤도 써보고 좋아서 살까 하고 인터넷 찾아봤다. 너무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라 우리나라에 없는 거 아니야 싶었는데 무신사에 있더라? 심지어 가격도 여기랑 고만고만함. 갑자기 흥미 떨어짐... Bye

 

진짜 올라가고 싶게 생겼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1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2

 

이즈미라는 사케 브루어리 가게. 전에 블로그 찾아보면 꽤 많이들 방문하는 장소 같던데, 술을 잘 안 하는 관계로 패스. 앞으로도 나오겠지만 일본 단어를 그대로 가게 이름에 단 매장이 생각보다 진짜 많다.

 

여기도 공연 같은 거 하고 사람들끼리 쉬고 뭐 먹으면서 칠링도 하고 그런 분위기.

 

희한한 갤러리 방문. 그림이 좀 무서워서 금방 나왔다.

 

귀여운 소품들. 빈티지샵도 꽤 있었고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이걸 굳이 살 것까지 있나 싶은 느낌.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 방문 후기: 굳이? 잘 만든 관광지라기보다는 <역사적 의미 부여 0.3+잡다한 가게 중에 네가 좋아하는 거 하나는 있겠지 구성 0.4+ 우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엄청 예쁘지롱 0.3 = 1>로 이루어진 관광지인 것 같다. 이렇다 할만한 음식점도 없고 이거다 싶은 스팟도 없음. 그렇다고 분위기가 대단히 좋지도 않아. 우리나라로 따지면 약간 익선동 느낌이다. 한 번쯤 올만 하지만 뭔가 맘에 들거나 보고 싶은 게 있어서 다시 올 것 같지는 않은 관광지. 게다가 난 쇼핑에 큰 뜻이 없어서 더 재미가 없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 유니언역에서 지하철 타고 TTC 환승해서 갔다. 굿. 가는 김에 유니언역도 구경했다. 근데 하나 발견한 특이한 점은, 병기역명이 1도 없다는 것이다. 낙성대역(강감찬), 판교역(판교테크노벨리), 미금역(분당서울대병원) 같은 게 전혀 없다. 프레스토 한 번 찍을 때 $3.3니까 그런 거 안 해도 돈이 잘 벌리는 것일까? 여기는 특정 나이 이상 무료로 지하철을 탈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없나보다 싶기도 하고. 아무튼.

 

유니언 역에 일본 제품 진짜 많이 팔더라. 지지 인형도 있고 사진은 안 찍었지만 토토로도 정말 많았다. 근데 얘네 지브리랑 계약된 거 맞을까? 계약되었다고 하기엔 가게가 너무 조악하던데, 그냥 야매로 파는 것 같다. 아니면 미안하다.

 

줄 서있는 크레이그 쿠키. 처음 보는 가게인데 줄 서있길래 나도 모르게 홀린 듯이 줄을 섰다. 만약에 내가 가게를 하게 된다면 영업 초반에는 줄 서있는 알바 고용할 것 같다. 왠지 들어가고 싶게 돼. 줄 서서 이것저것 찾아봤다. (검색하기 힘들었다. 검색하면 다니엘 크레이그 출연한 007 영화 쿠키 유무 이런 거 나옴) 캐나다에서 꽤나 인기 있는 가게더라. 선물로 주기도 편한데 맛도 있어서 수요도 많은 듯. 유니언 역에 생긴 것이 토론토 내 6번째 지점이라고 기사도 났더라. 우리나라로 치면 노티드도넛 한창때 포지션인 것 같다.

 

두 개에 택스 붙어서 약 7달러 정도. 구입할 때 내 낡고 지친 몰골을 보고 뭔가 마음이 동하셨는지 오리지널 쿠키 하나를 주셨다. 근데 먹어보니 그저 그랬다. 나는 peach sour 맛이랑 starry night이라는 초콜릿 쿠키를 샀다. 오리지널 쿠키가 그저 그래서 아 괜히 샀나 싶었는데 저거 두 개 먹고 인기 있는 거 인정. 너무 달고 짜긴 한데 맛있다. 깔끔하고 친절하고 굿.

 

역내에 일본 제품을 취급하는 마켓도 있었다. 이름은 KIBO. 희망이라는 뜻입니다. 근데 밑에는 H는 묵음이야 아몬드를 팔고 있긴 하다. 아무튼 오후의 홍차나 카루피스나 뭐 그런 것들도 많다. 진짜 일본틱한 망고 컵케이크 같은 것도 있고 직원도 다 일본인. 어지간한 우리나라 식품관보다 토론토에 일본 제품이 더 많은 것 같다.

 

오늘은 하루를 일찍 마감했다. 한 5시 정도. 이후에 계속 집에서 간식 먹고 티스토리 쓰고 책 읽고 숙제하고 영화 보고 그러는 중. 딸랑 일주일 되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대화는 머리로 한 번 번역하지 않고 그냥 나오는 듯한 기분이 맘에 든다 ㅋㅋ 토론토살이도 꽤 익숙해졌다. 이제야 긴장이 좀 풀린다. 어학원이라는 루틴이 생겨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오늘도 무사히 완료. Bye. 이번 주는 별다른 활동 크게 안 하고 어학원 적응하고 피로 회복하는 데에 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