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ning. 졸리고 컨디션 안 좋아서 티스토리 대충 쓸 거임. Sorry.
전날 영화 한 편 보고 잤다. 킬리안 머피, 레이첼 맥아담스 주연의 <Red eye>. 우리나라에는 <나이트 플라이트>라는 이름으로 들어왔다. 똑똑한 호텔 매니저 레이첼 맥아담스가 비행기 안에서 킬리안 머피(미친놈)한테 잘못 걸려서 개고생하는 내용인데 재밌다. 영화 자체는 좀 부산스럽긴 한데, 뭐 굿굿. 레이첼 맥아담스 진짜 예쁘다. 그리고 킬리안 머피는 눈동자가 정말 거짓말 같다. 작품 정주행하고 싶은데 피키 블라인더스 정주행? 다음 생애에나 가능할 듯..
아침은 어제 산 Too good to go. 진짜 별로였음. 다 버림. 할 말 많은데 안 하겠다. 나중에 투굿투고 포스팅에서 따로 만나요. 그나저나 오랜만에 스커트를 입고 나가는데 단추가 안 잠궈지더라. 야단 났다. 너무 많이 먹긴 했지. 좀 자제할 것을 결심하며, 외출 고. (분명 어제 외출 안 한다고 했는데...)
첫 행선지는 Dark horse espresso bar. 케이티 페리 사브리나 카펜터 바? ㅋㅋ 미안.
나는 음식점 철학과 카페 철학이 하나씩 있다. 음식점 철학이라 하면, 가공이 들어간 물(보리차, 결명자차, 허브티, 레몬수 등)을 제공하는 음식점은 음식의 맛과 위생이 나쁠 수가 없는 것. 카페 철학이라 하면, 아침 일찍 여는 카페는 커피 맛이 별로일 수 없다는 것. 7시 30분에 여는 카페라니, 마음에 들어.
코르타도 아이스. 후기: 맛있다. 처음에는 산미가 없어서 좀 씁쓸했는데, 코르타도가 다 그렇지... 먹다보니 아주 굿. 근데 주변 둘러보니 커피 마시는 사람 아무도 없고 다 여름 특별 음료나 non-coffee 마시고 계시길래 다음에는 다른 걸로 먹어보려고. 모처럼 카공하기 좋은 카페 찾아서 기분 좋다. 또 올게욥!!
여기서는 또 한국에서 해야 하는 무슨 서류 작업 잠깐 타닥타닥. 머리에 생각은 있는데 설득력 있게 구현하기가 참 어렵다. 에휴 몰라... 걍 하루종일 커피나 퍼마시면서 살고 싶어. 옆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 공부하고 있는 걸 보는데 기분이 좋았다. 내 공부하면서도 기분이 좋으면 좋을 텐데...
스투시 토론토. 후드티는 좀 무겁고 간단하게 반팔티나 좀 사고 싶은데 재고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저 토론토 글씨가 귀여워. 괜히 캐나다 깃발이랑 단풍 그려진 굿즈 사는 것보다 이쪽이 낫지 않나.
스투시에서 사는 강아지. ㅠㅠ너무 귀여워. 눈물 날 것 같다. 엄청 순하다.
그리고 갑자기 졸라피곤 이슈로 집 가서 누워 있다가 다시 외출하러 나왔다. 켄싱턴 마켓. 먹고 싶었던 Nu bagel과 Dolce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Nu bagel은 구글링 해보면 몬트리올 베이글이라는데 이게? hmm 좀 더 먹어봐야 알 듯. 근데 뭐든 간에 맛있어서 또 먹으러 올 것 같다. 에브리띵 베이글로 시켰는데 향신료가 아주 자극적이고 마음에 쏙 든다. 그리고 바로 옆의 Dolce gelato. 복숭아 요거트 맛과 피스타치오 맛으로 시켰다. 소감은? 내가 이 정도 아이스크림을 돈 주고 사 먹었다는 것이 수치스러움. 다신 안 감.
걸어서 다운타운 속으로. 켄싱턴 마켓에서 하버프론트까지 계속 걷고 또 걸었다. 사람 많이 가는 곳 따라, 음악 소리 들리는 곳 따라. 가는 길에 뭐라도 재밌는 거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없었음. 후술하겠지만 국가기념일에 뭔가 재밌는 거 있는 것도 이상하긴 하다.
캐나다 첫 호수! 이렇게 물 앞에 서있는 것으로는, 내 기억으론 재작년 부산국제영화제 이후로 처음인 듯... 좋다. 굿굿. 여기 와서 바다니 뭐니 하는 게 되게 부산스럽게 느껴졌었는데 정작 실제로 보니까 너무 좋아! 토론토 아일랜드 바로 가고 싶어졌다. 조금만, 기다려~
그리고 진짜 너무너무 지쳐서 다시 Eaton Centre. 구구절절 쓰긴 뭐하지만 하버프런트에서 다운타운까지 오는 그 길이 너무 험난했다. (별 거 아님 그냥 내가 지도 잘못 봐서 개고생했다는 뜻) 오는 길에 카페란 카페는 다 문을 닫아서 헤매다가 인디고 안의 카페에 들어와서 망고 히비스커스 elixir를 먹었다. elixir라는 메뉴를 처음 본다. 대충 과일 스파클링 워터라고 설명해 줬는데 검색해도 잘 안 나오는 거 보니 그냥 이 가게에서 만든 메뉴인가? 프라푸치노처럼 자기네들 고유명사인지 아니면 원래 있는 음료의 한 종류인지 모르겠다.
집에 돌아가는 길. 던다스 광장. 토론토의 타임스퀘어라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진실이다. 광고도 무척 크고 다양하게 있고, 길에서 버스킹 같은 공연도 정말 많다. 근데 사실 나는 버스킹할 때의 그 큰 노랫소리나 주변 호응 소리 및 호응 유도 같은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신촌에서도 BGM 깔아두고 노래 부르는 거 거슬려서 빙빙 돌아감... 앞으로 주말에 던다스 광장 올 일은 없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는 T&T supermarket. 참고로 지금 T&T에서는 Japan&Korea Festival이라는 이름으로, 일한제라는 한자를 병기하며, 랍스터포케보울을 신메뉴로 내세우는, 아시안 마켓치고는 한일관계와 문화에 상당히 몰이해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뭐 요즘 이런 거 힙하고 오히려 좋네요. 그래도 랍스터포케보울은 정말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랍스터도, 포케도, 보울도, 그 어디에도 아시안 문화가 없는데 왜...
그나저나 요즘 T&T 마켓은 좀 별로다. (절대로 일한제에 기분 상한 거 아닙니다) 여기 온 첫날이야 와! 재밌다! 신기하다! 이게 말로만 듣던 아시안 마켓! 이런 바이브였지 살다 보니까 더 근사하고 품질도 좋고 친절하고 깨끗하면서 가격까지 준수한 식료품점을 많이 봐서 그런가 좀 그럼. 전 Farm boy와 Metro가 좋네요.
오늘의 마무리 간식. JH야, 잘 먹고 있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또 간식 추천해주라.
아무튼 오늘은 많이 걸은 거 치고는 딱히 한 게 없다. Canada day라고 해서 뭔가 이것저것 이벤트 많이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 거 없고 오히려 가게들이 많이 문을 닫아서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공휴일이라 가족 단위 사람이 무진장 많은 것은 덤. 어우 피곤해. 사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도 불꽃축제니 벚꽃축제니 박람회니 어쩌구 주간하면 행사도 많고 재미도 있는데, 오히려 큰 명절/공휴일에는 딱히 할 것도 없고 사람만 많잖아. 우리나라랑 딱히 다를 이유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인데, 내가 여행객이라서, 그리고 캐나다는 뭔가 다를 것 같아서,라는 생각에 조금 오버액팅하게 된다. 다를 거 없는데, 다를 이유 없는데...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을 +1 한 하루였다.
그나저나 벌써 온 지 일주일 되었다. 아직 할 거 너무 많은데 어떡하지...
남은 기간 동안 할 것: Casa Loma, CN 타워 방문, 토론토대 투어(+가능하다면 토론토대 학식 먹기, 굿즈샵 둘러보기), 영화관에서 영화 보기(영어자막 달린 <탈주>를 보고 싶다), 토론토 아일랜드 방문, 스타벅스 메뉴 도장 깨기(특히 우리나라에 없는 티 종류 위주), 인근 공공도서관 도장 깨기, TPL에서 강의/밋업 참여해 보기, AGO n회 추가 방문 및 7월 말에 오픈하는 전시 오픈런, 로얄 온타리오 뮤지엄, BATA 신발 박물관,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 방문, 발작 커피 메뉴 도장 깨기(뭔 놈의 도장을 이렇게 깨고 싶어 하는 걸까), 코리아타운 둘러보기, 나이아가라 당일치기, 기념품으로 이것저것 사기(Lush, Saje, Lululemon, Roots 등이 후보로 있다) 등을 해치워야 한다. 내일부터 어학원도 가는데 어뜩하지. 아주 잠깐 뉴욕이나 퀘벡에 놀러 가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어림도 없을 것 같다. 계획만 세웠는데 벌써 기운 떨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