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타고 갈 비행기. 안녕. 비행기 타는 거 꽤 익숙하고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13시간 비행은 거의 20년만이고 혼자 비행기 타는 것도 처음이라 잘하려나 싶었다. 결과적으로는 잘했다.
비행기 안에서 영화 4편 봤다... 추락의 해부, 외계인2, 헝거게임(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초속 5센티미터. 존오브인터레스트도 있어서 너무 보고 싶었는데 ① 이미 추락의 해부에서 산드라 휠러를 보기도 했고 ② 음향이 중요한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고 싶어서 패스. 추락의 해부가 생각보다 평범했고 외계인2는 보면서 화가 부글부글 끓었다.
사진 좀 ㄱㅊ게 나온 것 같다
비행기 앞 좌석에 써있던 Literature Only. 문학만? 너무 낭만적인데 뭔 소린지 모르겠다 싶어서 찾아봤더니 원래 항공기나 열차 좌석에 꽂혀 있는 가벼운 인쇄물들을 통상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좋은데.
공항 열차를 몇 번인가 잘못 타고나서 드디어 발견한 UP express 발권기. 여기에 도착하기까지 How can I get to the~만 정말 삼십 번은 말했다. 근데 사람들 되게 친절하고 상냥하더라. 원래 외국인한테는 이런가요. 한국 사람한테 한국인이 길 물어보는 것보다 상냥들 하신 듯.
그래피티 죄금 무섭다 난 이런 감성은 조금 아니라서 ㅎㅎ;;
UP express를 타고 순식간에 도착한 Union st. 여기서부터 유심을 찾으러가기까지가 정말 머나먼 여정이었다. 와이파이가 안 되어서 구글맵도 잘 안 돌아가는데 배는 고프고 가방은 너무 무겁고 진짜 도착 첫날 길바닥에서 쓰러지는 거 아닌가 싶엇음ㅎㅎ 핸드폰 떨어지려고 하니까 조심하라는 사람이나 먼저 나가라고 문 열어주고 짐 들어주는 사람 없었으면 진짜 기절했다. 진짜 다음 여행 때는 반드시 한국에서 유심 해결하고 가야지. 아무튼 어찌어찌 Dollarama에서 유심 삼.
캐나다에서의 첫 끼니는 팀홀튼. 아이스캡 오리지널과 치킨랩. 근데 아이스캡은 생각보다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안 먹을 것 같고 치킨랩이 너무 맛있어서 자주 먹을 것 같다. 먹고 기운 차려서 씩씩하게 에어비앤비 도착하고 짐 풀었다. 그리고 잠깐 누워있으려고 했는데 4시간 잠 ㅋㅋㅋ..
후다닥 걸으면 2분 거리에 있는 T&T market. 마켓이랑 가까워서 너무 좋다. 다음 번에 숙소 잡을 때도 다른 것보다 마켓+드럭스토어 가까운 곳으로 잡아야지. 아주 흡족하다.
한국에서도 본 적 없는 한국 제품이 많았다. 불닭볶음탕면? 타로맛 우유? 좋은데. 일본 여행 갈 때마다 먹었던 일본 간식도 많고 가격도 대충 합리적인 선이라 T&T market 애용할 것 같다. 오히려 과일이 생각보다 비싸서 길거리에서 사 먹어야지 싶음.
여드름 패치 사려고 했는데 가격보고 그냥 여드름 난 채로 살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잠시 뒤 다른 드럭스토어 가서 거울 봤다가 참을 수 없어서 샀다. 외식 물가랑 식자재 물가는 납득하는데 이런 공산품 물가가 진짜 살벌하다.
이거 쓰고 있는데 옆 방 친구가 와서 인사했다. 싹싹한 친구네. 아무튼 이렇게 첫 날 마무리. 힘들고 뿌듯.
내일+앞으로 할 거
▷ 공립 도서관 가보기. 가서 프레스토 카드 발급. 간 김에 근처 퀸스 공원 가보기.
▷ 켄싱턴 마켓, 차이나타운 길거리에 있는 가게들 둘러보기
▷ 물 싸게 파는 곳 찾아보기(T&T마켓 물 너무 비쌈 물 3병 샀다가는 돈 다 털림)
▷ 자잘한 접시나 수저, 컵, 물티슈 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