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러닝! 생각보다 Queens park가 가깝고 풍경도 예뻐서 좋았다. 아마 여기 사는 내내 일찍 일어나고 날씨 좋으면 계속 뛸 것 같다.
스타벅스 캐나다 가입했다. 캐나다랑 미국은 스타벅스 어플이 호환이 되어서 잘못하면 같은 돈을 넣고도 USD로 계산이 되는 불상사가 있다고 한다. 정확히 이 주소에서 가입. 안드로이드에서 어플을 다운받으려면 캐나다로 설정한 구글 계정이 필요해서 그것도 만들었다. 특이점을 보자면 일단 별 12개에 쿠폰이 아니라 $1에 별 2개씩 적립해 준다는 것. 25개, 100개, 200개 이런 식으로 혜택이 달라진다.
이번에 시켜본 음료는 북미 시즌 메뉴 Summer skies Drink resfreshers. $8.42 ㅋㅋㅋㅋ 벤티라서 조금 더 비싸긴 하다. 감상은 걍 그저 그럼. 저 동글동글한 서머베리가 신기하긴 하더라. 아무튼 한국이나 캐나다나 때깔만 화려한 시즌 음료 비싸게 내놔서 돈 버는 건 마찬가지인가. 다음엔 온고잉 인기 메뉴를 먹어봐야지 싶다. 딸기녹차라떼 같은 거.
프레스토 카드 받으러 공립 도서관. 다른 곳에서는 $4에서 $6 정도에 판다는데 공립 도서관 가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준다길래 갔더니 진짜 그냥 받았다~.~ 너무 좋아. 간 김에 도서관도 구경했는데 너무너무 좋아. 토론토 대학 바로 앞에 있어서 그런가 똑똑해 보이는 학생들이 공부도 하고 있어서 마음이 아주 흡족했다. 같이 공부하자. 찾아보니 토론토 대학 QS 랭킹이 이번에 25위라고 한다. 진짜 초명문대네. (꼽사리 끼자면 저희 학교 56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어학원 숙제하거나 내 공부할 때 여기서 할 것 같다.
Eaton centre 가는 길에 지나간 토론토 시청과 광장. 예쁘다. 건물이 무척 무척 유려하다. 서울시청도 이런 곡선을 연출하고 싶었던 걸까?...
Eaton centre 도착. 인디고 서점 둘러봤다. 벌써 2025년 다이어리나 2024 하반기/2025 상반기 다이어리를 판매하는 게 신기했다. 그러고보니 딱 하반기 준비하기 좋은 시기네 6월 말이니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다이어리 팔면 잘 되려나. 그 외에 눈에 띄는 건 없었다. H&M 방문했다가 가격 보고 뒷걸음질. 러쉬 갔는데 우리나라보다 30% 정도 싼 것 같아서 출국 전에 경비에 여유가 남으면 바디 스프레이 살까 생각 중이다.
점심은 치폴레. 캐나다에서 써브웨이 먹을 꿈에 부풀어 있는 내게 영미권에서 살아본 친구들이 그쪽 써브웨이는 우리나라 생각하면 안 된다, 약간 분위기도 맛도 별로다 그래서 대신 추천해 준 치폴레. 너무너무너무 맛있다 눈물 날 뻔했다 근데 가격이 17.18달러 ㅋㅋ 가격 보고도 눈물 난다 ㅜㅜ 근데 너무너무 맛있다 근데 생각보다 짜다. 다음에는 콩 뺄 거다. 원래 콩 안 좋아하는데 처음 가보는 거라 쫄아서 우물쭈물하다가 넣어버림. 과카몰리 추가도 안 할 거다. 비아 메렝게 과카몰리 생각하고 시킨 건데 너무 짭짤함. 그나저나 내가 직원한테 치폴레 처음이라고 해서 그런가 진짜 펑펑 퍼준 것 같다. 다 먹고 진짜 배불러서 길바닥에서 쓰러질 뻔했다.
근데 샐러드에 있는 어떤 채소나 향신료가 나랑 안 맞는 것인지? 다 먹고 나서 눈코입 상태가 좀 안 좋았다. 피곤해서 알레르기 올라오는 시기랑 겹친 건가 했는데 대충 소화 다 되니까 가라앉은 걸 봐서는 치폴레 때문이 맞다. 뇌피셜이다. 그래도 맛있으니까 또 사 먹긴 할 텐데... 뭐 때문일까?
AGO 가는 길에 발견한 H mart. 들어가자마자 태연의 I가 나와서 흥얼거리면서 구경했다. 일본 제품 많아서 놀랐다. Crying in H mart 때문에 당연히 H mart가 한인 마켓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아시안 마켓이구나. 딱히 살 건 없었다. 갑자기 한국음식이 땡기면 다시 올까 생각 중. 근데 그런 날이 올 것 같지는 않다.
AGO. Art Gallery of Ontario. 만 24세 이하라면 여기에서 Free Annual Pass를 받을 수 있다. 정보 입력하고 나면 메일로 오는 카드를 구글 월렛에 등록하면 끝. 처음 방문할 때는 학생증이나 학원 인보이스처럼 학생임을 인증할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드려야 한다.
그리고 입장한 AGO. 진짜 미쳤다. 이 규모, 전시 종류, 시설, 분위기, 걍 미침. 미쳤다는 말만 할 줄 아는 이 어휘력이 열받는다. 몇 번 더 방문하고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 일단 캐나다 역사 관련 전시는 캐나다 역사 공부 좀 하고 봐야겠더라. 아무튼 미쳤어요. 진짜로.
여기는 팀 홀튼 Gerrard street 점. To go 위주인 다른 팀 홀튼과 다르게 2층에 앉아있는 자리가 잘 되어 있다. 비도 오고 피곤하기도 해서 들어옴. 여기서 또 쉬면서 바깥 구경하고 티스토리 쓰고 경비 정리하고 국제법 교과서 읽고(ㅋㅋ) 그러고 있다. 소신발언: 티라미수 폼 콜드브루 시켰는데 맛없다. 왜 다들 아이스캡 먹는지 이해함.
카페 돌아가는 길에 Dollarama 들러서 물 샀다.
저녁은 차이나타운의 Juicy dumpling. 샤오롱바오 같은 것을 먹었는데 괜찮았다. 근데 너무 짬. 칭찬이 자자하던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6 미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게라서 유난히 호평이 많은 것 같다. 또 가지는 않을 듯. 먹고 배불러서 잠깐 눈 붙였다 T&T 가서 과일 사야지 했는데 스트레이트로 4시간 자고 일어나서 티스토리 쓰고 있다. ㅋㅋ
구구절절 잡설(개재미없음 읽지 마센)
1. 하루 전에 외식 물가 납득한다고 쓴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외식 물가가 정말 미쳤다. 왜 팀 홀튼이 그렇게 잘 되는지 자동으로 알게 됨. 내가 느끼기에는 한 번에 주는 양이 많아서 더 비싼 것 같기도 하고? 식비를 절감하기 위해 스벅과 카공을 위한 카페를 제외하고는 괜히 버블티 사 마시고 아이스크림 먹고 액상과당 들이붓지 않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숙소 앞의 빙수 가게는 좀 가고 싶다.
2. 도시 전체가 이렇게 퀴어프렌들리하다니 신기하다. 여기는 퀴어의 왕국인가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 널린 rainbow flag를 보며 의문이 들 때쯤 6월 전체가 pride month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납득이 되면서도 동시에 이거야말로 진짜 대단하다. 우리나라에서 퀴어의 달 지정하면 그날로 인터넷 커뮤니티 터지고 종교계는 성명문 발표하고(지들 사랑도 아니면서 왜?..) 광화문은 시위하다가 몇 명 다치고 봉쇄될 듯. 어딜 가나 Pride라고 이름 붙어진 섹션/매대가 있고, 무지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고, 관련 부스가 길거리 곳곳에 있고, 시청 앞에 무지개 깃발이 달려있는 동네. 이런 곳에서 자란다면 어린 친구들이 퀴어 이슈에 대해 부정적인 가치관을 형성할 수가 없겠다. 우리나라는 지금 LGBTQ 인식의 과도기라고들 하지만 내 생각에 과도기는커녕 아직 걸음마 수준이구나~라는 생각이 듦. 동시에 나는 진짜 프렌들리한가? 라는 의문도. 나는 나 정도면~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지만 아주 가끔 아 아닌가, 나도 반대 시위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나? 싶은 순간이 있다. 조금 더 생각해 보기.
3. 유현준은 알쓸 시리즈/본인 유튜브/저서/인터뷰 등에서 서울은 벤치가 너무 없다, 앉아서 쉴 곳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곤 했다. 그게 마치 서울이라는 도시의 한계인 양, 현대 우리나라 개인성의 단면인 양 이야기하곤 했었는데, 오늘 느낀 점. 토론토는 서울보다 벤치 더 없음 진짜로. ㅋㅋㅋ 그나마 토론토대 근처랑 시청 근처에만 있고 다운타운에는 벤치는커녕 그냥 잠깐 앉아있을 만한 자리도 없다. 오늘 벤치 10개도 못 봤어. 길거리에 쉴 공간 없고 모조리 상업 공간인 건 그냥 땅값 비싼 동네의 숙명인 것 같아. 물론 큰 공원이 곳곳에 있는 건 좋겠다.
4. 어딜 가도, 무엇을 해도 항상 타인에게 Thank you. Sorry. No worries. 라고 말하는 게 습관인 나라. 한국에서는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듣는 게 쉽지 않잖아. 그래서 처음에는 시민의식 차이인가 생각했었다. 근데 생각해 보니 음절/발음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쏘리' 얼마나 단순함. '죄송합니다' 말이 길다. 진짜로 '정말 미안해서' 말하는 게 아니라 잠깐 동선이 겹쳐서 부딪힐 뻔했을 때, 실수로 쳤을 때 스쳐가듯이 하는 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말이 부드럽고 짧은 것이 사람들의 습관을 형성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을 것 같다. '죄송합니다'라니, 잠깐 부딪힐 뻔한 사람한테 말하기엔 너무 거추장스러움. 받침에, 비음에, 경제성 측면에서 조금 불리하다. 아마 '고맙', '미안'이라고 내뱉는 것이 어색한 문화만 아니었다면 우리나라도 저런 소통이 캐주얼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
5. 여기서 살면 인식하는 세계가 넓어질 수밖에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단순히 마음이나 시야의 크기 이런 것이 아니라 진짜 물리적으로 인식하는 세계의 범위 말이다. 쇼핑몰에서 파는 제품은 USD와 CAD가 병기되어 있고, 어딜 가나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밥을 먹고 있고, 프랑스어가 공용어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딜 가나 프랑스어도 쓰여있다. 한국은 한국이 전부인 줄로만 알게끔 사회가 만들어진 것 같다. 세상은 그렇지 않은데. 한국 너무 좋고 사랑하고 음식이니 서비스니 복지니 최고라는 거 알고 있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일 계획
▷ 러닝 하지 않기. 비 와서 길 미끄럽고 길거리 분위기 어둑하다.
▷ 꼭 사야 하는 것: 머리끈, 세제. 현금으로 사서 동전 만들기. 얇은 실내 슬리퍼도 하나 정도?
▷ 날씨가 꽤 춥다. 20도 전후. 가디건 챙기기.
▷ 숙소 북쪽 퀸즈파크/토론토대/공공 도서관 위주로. 너무 많이 싸돌아다니지 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