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토론토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부터 일어나서 마지막으로 짐 정리하고 분주하게 에어비앤비를 나섰다. 막연히 상상하기로는 마지막 날이 얼마나 아련할 것 같았는지. 실제로는 두고 가는 짐 있을까봐 신경 곤두세우고 교통편 확인하고 남은 돈 계산하고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공항까지 갔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
와중에 지하철 방향 잘못 타서 뮤지엄역에서 내림. ㅋㅋ... 덕분에 귀여운 역사 구경도 한 번 더 하고 신나네.
역사 도착해서는 크레이그 쿠키 방문. 막 내 입맛에 엄청 맞았던 쿠키는 아니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민트초코쿠키와 스모어쿠키 구입.
마이앤트메리의 공항 가는 길. 캐리어 두 개에 백팩까지 짐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짐 많이 들어주셨다. 감사합니다. 티스토리 쓰는 내내 캐나다 사람들의 친절함에 대해서는 딱히 쓴 적이 없는데, 아마 그게 일상처럼 느껴져서. 한국에 오자마자 몰상식한 승객+쌍욕하는 버스기사+길거리에 침뱉고 문 잡아줘도 고맙단 소리 안 하고 퍽 쳐도 사과 안 하는 n명의 시민+공공장소에서 뺵빽 소리지르는 애들이랑 제지 안 하는 보호자들 목격하니 정말 캐내디언 상냥함이 소중한 비일상이었던 것을 알게 됨.
짐 한 번 아주 흡족하고 기깔나게 쌌다. 별일없이 수하물을 잘 부치고 비행기 기다리러.
진짜 캐나다에서의 마지막 스타벅스. 용과 리프레셔에 코코넛 밀크. 너무너무 맛있어! 맨 처음에는 가격이 꽤 비싼 것 같아서 많이 안 먹었는데 어차피 다른 개인 카페도 그냥저냥 비슷할 거 더 자주 갈 걸 그랬다. 아쉬워. 빨리 한국에서도 코코넛 리프레셔 음료 많이 내줘.
Tip. 캐나다 스타벅스는 카드 환불이 안 된다. 들어있는 돈 다 쓰고 가야함. 그러니 한 번에 200불 넣고 그러지 말기.
기다리는 동안 라운지 입장. KLM 라운지.
블로그 후기 찾아보니까 진짜 별로라고 불평불만이 많아서 큰 기대 없이 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다.
근데 와인은 별로긴 했다.
음식도 있을 거 다 있어! 물론 종류가 좀 아쉽긴 했지만, 진짜 먹을 거 좋아하는 사람은 굴하지 않는 거 알지. 자체적으로 토마토 햄참치 오픈 샌드위치 만들어 먹었다. 데이비드티도 있길래 좀 마셔주기.
비행기 입장 직전. 드디어 떠나. 잘 있어 토론토.
동양 채식 기내식을 시켜 보았다. 너무너무 흡족해! 어설프게 양념 범벅된 고기보다 채식 식단이 비교할 수도 없이 맛있었다. 너무너무 맛있어. 특히 두부랑 버섯이 최고. 다음 여행 때도 특별식 신청하겠다고 결심.
가는 길에 다시 영화. 사진은 헝거게임 일부. 보고 싶은 장면이 있어서 다시 봤는데 그저 그랬다. 오히려 이후에 본 퍼펙트 데이즈가 너무 좋았어.
읽은 책은 은희경의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1990년대의 은희경은 정말 어떻게 된 거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 냉소가 아름답다. 오히려 최근작들이 계속 아쉽지.
도착했어. 좋았다 토론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
삶의 영점을 다시 신촌으로, 연희동으로, 화백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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